셀리악병·진단
2026. 9. 16.
소화가 늘 불편하고, 이유 없이 피곤하며, 원인을 모르는 빈혈이 반복된다면 셀리악병을 한 번쯤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증상만으로는 다른 소화기 질환과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정해진 검사 과정을 거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은 셀리악병을 진단하는 순서와, 검사를 앞두고 반드시 알아둬야 할 점을 정리해 드릴게요.
셀리악병 진단은 혈액 검사부터
가장 먼저 시행하는 것은 혈청(혈액) 검사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조직 트랜스글루타미나제 항체(tTG-IgA)' 검사로, 셀리악병 선별의 1차 기준으로 널리 쓰입니다. 이와 함께 '총 IgA 수치'를 같이 확인하는데, 일부 사람은 선천적으로 IgA가 부족합니다. 이 경우 tTG-IgA 결과가 실제보다 낮게 나와 음성처럼 보일 수 있어, IgG 계열 항체 검사로 보완해 정확도를 높입니다.
확진은 소장 조직검사로
혈액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성인은 보통 위내시경을 통한 소장(십이지장) 조직검사로 확진합니다. 셀리악병은 글루텐에 대한 면역 반응으로 소장 안쪽의 융모가 납작하게 손상되는 질환인데, 조직검사로 이 융모 위축을 직접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다만 어린이의 경우 항체 수치가 기준치보다 매우 높고 추가 조건을 충족하면, 조직검사 없이 진단하기도 합니다.
검사 전 글루텐을 끊으면 안 됩니다
가장 흔한 실수가 바로 여기서 나옵니다. 몸이 힘들다고 검사 전에 미리 글루텐프리 식단을 시작하면, 항체 수치와 융모 손상이 회복되어 실제 환자인데도 결과가 '정상'으로 나올 수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검사가 모두 끝날 때까지 평소처럼 밀가루 음식을 계속 드셔야 합니다. 이미 글루텐을 끊은 상태라면, 의료진과 상의해 일정 기간 다시 글루텐을 섭취한 뒤 검사를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스스로 판단해 식단을 바꾸기 전에, 반드시 전문가와 먼저 상담하세요.
유전자 검사는 '배제'에 유용합니다
HLA-DQ2/DQ8 유전자 검사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이 유전자가 없으면 셀리악병일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이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매우 많지만 그중 대부분은 실제로 발병하지 않기 때문에, 유전자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확진이 되지는 않습니다.
셀리악병은 방치하면 영양 결핍이나 골밀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지만, 정확히 진단받고 글루텐프리 식단을 꾸준히 지키면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 '혹시 나도?' 싶다면 자가진단으로 끝내지 마시고, 검사 전까지 평소 식사를 유지한 채 전문의를 찾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입니다.